단독 주택을 구입하고 거주한 지 어언 3년여 기간...
옥상 셀프 인테리어에 빠져들면서
가장 큰 공사중 하나는
방부목 대형 사각 플랜트 화분 제작 후 남천나무를 식재
하는 작업과 단독 주택
옥상 바닥에 인조잔디
를 설치하는 것이지만,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아직 겨울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플랜트 화분까지만 제작해놓고 이것저것 소소하게 셀프 인테리어?로
제작한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옥상에 흉물스럽게 비치되어 있던 에어컨 실외기 커버?
에어컨 실외기 외함(바람막이?)을 제작하기로 결정.
바로 요놈입니다.
이사를 오면서 에어컨도 바꿨어야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10년이 다 된 에어컨을 그대로 사용 중입니다.
이삿날과 동시에 이전 설치 업체에게 의뢰했었는데
이전 설치 업자도 집주인이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정신없는 틈을 타서 대충 벽돌 위에 올려놓고 사라졌네요.
옥상 방수 공사 시 방수 공사 업자도 자기 집이 아니다 보니
비스듬히 놓여 있던 벽돌 받침을 그대로 놓고
방수페인트 작업을 하는 바람에 이제는 받침대를 바꿀 수도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오른쪽에 파란 비닐로 쌓인 배수구 같이 생긴 배관도 흉물스럽기는 마찬가지..
여러모로 맘에 들지 않는 경관입니다.
비닐 덮여 있는 배관도 나중에 예쁘게 목재로 커버를 제작하여 덮어 주었습니다.
아무튼 목공 초보라, 방부목 플랜트 화분을 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연필로 A4지에 설계 디자인 초안을 잡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치수를 확인하고 설계에 반영합니다.
목재 재단 업체에 의뢰하여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무료 목재 재단 사이트에서 목재를 구입하는 것이 얼마나 호구 짓
인지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가서야 알게 되었네요.
사진과 같이 주문하는데 대충 10여만 원 들었습니다.
동네 목재상에서 구입하는 비용 대비
적게는 2배에서 3배가량 가격 차이가 난다는 것을... ㅠ.ㅠ
예를 들어, 방부목 15*95 사이즈 가격이
동네 목재상에는 3600mm 길이 1개에 보통 4천~5천 원 정도 합니다.
그러나, 인터넷 무료 재단 사이트 판매처에서는 2000mm 길이 1장에 대략 1만 2천~1만 7천까지
( 착불 배송까지 ㅜ.ㅜ)
옥상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면, (진작 알았다면...)
집에서 직접 톱으로 재단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입니다.
물론, 인생에서 시간만큼 비싼 것은 없지만...
인생은 무엇이든 초보가 있으니 고수가 있는 것이고,
경험만큼 소중한(쓰라린) 학습도 없으려니...
아무튼, 제작을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방부목 재단할 때와는 달리,
먼저, 각 목재에 오일 스테인 작업부터 해보았습니다.
물론 퇴근 후 해질 무렵에 짬짬이 하기 때문에 두세 번 스테인 작업을
해야 했으므로 2~3일이 소요되었습니다.
오일 스테인 색상은 녹색 계통으로 골라봤습니다.
빈티지스러움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폭망 한 듯합니다.
에어컨 실외기 커버의 양쪽 측면이 되어줄 측판을 조립합니다.
방부목 플랜트를 셀프로 제작할 당시
그때는 몰랐었는데
목재끼리 조립할 때, 전동 드라이버를 이용해 나사못으로 바로 체결할 때마다,
목재 두께가 얇거나 가장자리 부분에 나사못을 체결할 때,
쩌~억 소리가 나면서 목재가 갈라지길래,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며, 검색해보니,
피스 두께에 맞는 '사라 기리'(일본 용어 같습니다) 작업으로
먼저 피스 구멍을 내준 후에 나사못 체결을 해주어야
목재 갈라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공 아마추어에게는 큰 소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불편한 점이 있다면,
사라 기리 용 전동드라이버와 피스 고정용 전동 드라이버 2개가 있지 않으면,
구멍 뚫을 때와 나사못을 체결할 때마다 기리를 바꿔주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작업 속도가 2배는 더딜 수 있습니다.
무선 전동드라이버 구입할 때,
10여 년 전에 구입했던 유선 전동 드릴(계양)을 아까운 마음에
버리지 않았던 것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ㄱ"자 철편도 접목 부위에 체결해 주었습니다.
실외기 커버 측판 조립을 마친 후 에어컨 실외기에 대어 본 후 높이가 제대로 맞는지 재봅니다.
에어컨 실외기 커버의 상판이 될 부분도 조립하여 줍니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별도의 지지대 없이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양 측판 간에 평행을 맞추어 조립하기가 녹록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모양이 나오는 것을 보고 혼자 만족해하며 작업에 속도를 높여봅니다.
실외기 정면 송풍기 팬 부분에 바람 방향을 위로 올려주기 위해
빗살 무늬 형태로 정면 커버를 조립해 줍니다.
빗살무늬 형태가 일정하지 않네요.
아마추어 티가 팍팍 납니다.
스스로 빈티지 컨셉이라 변명하고 신경 쓰지 않는 척해봅니다.
빗살무늬 바람막이를 조립하고 세워 놓은 상태입니다.
제법 무게가 무겁습니다.
나머지 작업 부분은 더 무거워지기 전에 실외기에 씌워 자리를 잡은 후
조립하기로 합니다.
예쁜? 에어컨 실외기 셀프 인테리어커버 완성입니다.
조립하는데만 약 4시간 정도 소요된 듯합니다.
군데군데 흠잡을 때 투성이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에어컨 실외기 인테리어 커버라 애착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방부목에 스테인 작업까지 했으니 오래가길 바랍니다.
와이프가 제법 그럴듯하다고, 인정해 줍니다.ㅋㅋ
나중에 인조잔디까지 옥상 인테리어 작업이 끝나면 에어컨 실외기 커버에도
예쁜 꽃들과 식물 화분을 올려놓고
조경을 꾸며 볼 계획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