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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부부

등산부부 4주차 치악산 등산 일기 / 구룡지구 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구룡사-세렴폭포-비로봉 원점 회귀 트랭글 설치 후 첫 산행 / 해발 1천미터 이상 높이의 첫 등산

by 우물안 개구리 2022.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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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 등산 4주차

치악산이 우리나라 3대 악산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오르지 않았을 수도~

큰 딸이 돌 때 정도 되었을 무렵 원주에 살고 계신 사촌 누님 댁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 치악산 휴양림을 구경시켜 준다며 누님과 함께 구룡사 근처까지 다녀온 적이 전부였다.

 

그래도 한 번은 가본 적이 있었는지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나 보다.

금요일 업무를 종료하고 집사람과 함께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이천 아웃렛에 들려 이제는 정기적으로 매주 등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통해서였는지 동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등산복들을 장만했다.

 

여기저기 등산복 브랜드 매장을 돌아다니며, 등린이로서 등산복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필요한 장비 및 등산복을 구비한다.

 

그런 다음 원주에 도착하여 시내 숙소를 잡아 1박을 하고 이튿날 아침 일찍 치악산 등산을 계획한 터였다.

기분 좋게 쇼핑 후 원주시내 숙소에 도착한 순간~

아뿔싸!!

집에서 등산화를 미쳐 챙겨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현지에서 등산화를 공수하기에는 이미 밤이 깊어 매장이 문을 모두 닫은 후였다.

 

통상적으로 10시 이후에 로드샵이 오픈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려면 다음날 이른 아침 등산 계획은 물 건너갔다.

치악산 국립공원 주차장 가는 길에 블랙야크 매장 오픈하자마자(직원들이 셔터를 올리는 것도 지켜봤다. ㅡ.ㅡ::)

첫 개시 손님으로써 등산화 2켤레를 새로 장만했다. ㅜ.ㅜ

 

초행길이다 보니 치악산 국립공원 주차장도 가장 먼 주차장에 주차한 터라 입산을 시작한 시각으로 치면 매우 늦은 출발 시각이다.

 

어차피 등산 코스도 처음인 데다가 등산 소요 예정 시간 따위는 더욱 안중에도 없고~~ 막무가내로 주차장에서 느긋하게 출발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구룡사를 통과하는 구룡지구 코스가 최단코스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그 또한 나는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나만 믿고 있는 집사람은 탱자탱자 싱글벙글 손을 꼭 잡고 따라온다.

우리는 아직 매표소도 지나가지 못한 주차장 근처 개울가 다리 앞에서 치악산 등산 완주를 다짐하며 결의의 찬 약속을 기념하는 사진까지 찍는 여유마저 보인다.

처음 만나는 계곡에서 여유 있게 사진도 찍는다.

계곡 물이 맑고 힘차게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주 등산했던 소요산과 비교한다.

구룡사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시각이 정확히 오전 11시 27분이다.

아직 구룡사에 당도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하산을 완료하여 매표소를 통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의 산행 시각이 늦은 줄도 모르고 꽤 부지런한 사람들이라고 속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구룡사 원통문에서 인증 사진을~~

구룡사 사천왕문에서 또!! 인증 사진을~~참 느긋하다. ㅡ.ㅡ;;

어쩌면 우리 부부가 등산에 임하는 나름대로의 철학은 철저하게 잘 지키고 있다.

'빠르게 오르는 것보다 즐겁게 오르는 게 중요하다.'

치악산을 오르는 초입에는 계곡물이 풍성하고 볼거리가 많다.

경치를 즐기며 느긋하게 오르는 재미가 있다.

세렴폭포까지는 쉬엄쉬엄 즐기면서 올라온 듯하다.

간식도 챙겨 먹고...

치악산 세렴폭포

 

세렴폭포를 잠시 들른 후 몇 분정도의 가파른 고개를 올라온 후 쉼터가 있어

잠시 숨을 고른 뒤 이정표에 표시된 비로봉까지의 남은 거리가 생각보다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와이프에게 소요산과 비교하며 이게 끝이라면 할 만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건너편에 앉아 우리 얘기를 듣고 있던 아저씨가 나직한 목소리로 조언해 준다.

"아직 시작도 안 했어요. 10% 정도 오셨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그분의 진심 어린 조언을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았다.

사다리병창길 시작 지점까지만 해도 여전히 등산 4주 차인 우리 부부는 치악산을 만만하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사 구간의 시작이었다.

높은 경사 구간과 계단길

그리고 또 높은 경사 구간과 높은 계단길~

그리고 또 높은 경사 구간과 높은 계단길~ 그리고 또~ 또~ 그리고~

40여분을 미친 듯이 오른 후에야 우리의 화난 마음을 달래려 하듯 말등바위 전망대가 멋진 경치를 보상해주었고 비로소 얼굴에 웃음기가 돈다.

말등바위 전망대 구간 즈음하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세 모녀 일행이 함께 하게 되었는데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면서

우린 숨쉬기도 바빠 죽을 것 같은데 세 모녀 일행은 끝없이 대화하면서 쉬이 올라가더라~

등산 4주 차 주제에 치악산에 대해 잠시나마 만만하게 생각했던 나의 경솔함을 반성한다.

 

말등바위 전망대 이후 아쉽지만 비로봉 정상 도달 전까지의 사진은 남기지 못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한몸 추스르기도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무슨 사진이냐~!

 

구룡사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 이후 4시간 만에 드디어 비로봉 정상에 도달한다.

날씨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비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모든 것을 잊게 해 준다.

다양한 각도로 서로 사진을 찍어 주지만 기본적으로 재능이 없어서리~~ 아쉬움이 크다.

 

조금만 머물러도 정상은 역시 춥다.

사과 몇 조각으로 갈증과 허기를 달랜다.

 

일몰 시각이 빨라졌다며 서둘러 하산해야 한다길래 

더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올라왔던 방향으로 하산하기 시작한다.

올라올 때 가파른 만큼 내려가는 구간도 아찔하다.

 

내려갈 때마다 항상 느껴지는 생각이지만 올라올 때 거리보다 훨씬 길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내가 이렇게 많이 올라왔었나 생각하니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다.

구룡사를 통과할 무렵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매표소 앞에 식당에서 라면을 시켜 먹는다.

맛이야 뭐~ 등산해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고 글로는 표현할 수 없다.

 

오를 때는 정말 죽을 것 같았지만 지금 우리는 살아있다.

등산 4주 만에 고도 1,288m의 높은 산을 올랐다.

등린이 등산부부의 자신감과 사기는 현재 하늘을 찌른다.

다리도 풀리고 운전하는 차 안에서 따듯한 히터에 몸이 노곤 노곤해지고 피로하기도 하지만 치악산을 오르며 공감대를 형성한 우리 부부는 운전하며 집에 오는 내내 치악산에 대한 대화가 끊기지 않는다.

벌써부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얘기가 나온다.

 

치악산 등산 때부터 등산 마니아들이 많이 사용하는 트랭글이라는 앱이 있길래 설치하여 처음 사용해 본다.

등산 기록이 저장되어 보니 6시간(휴식시간 34분 포함) 정도 소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슬슬 지인들이 우리 부부 등산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치악산 등산 경험은 술안주로 삼아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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