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부부 19주차 / 최고의 겨울 명산 / 태백산 등산 일기 / 유일사 주차장 -> 주목 군락지 -> 태백산 장군봉 -> 태백산 천제단 -> 원점 회귀 4시간03분

태백산 [장군봉 1,557m] - 등산 19주 차

유일사 주차장 - 주목군락지 - 태백산 장군봉 - 태백산 천제단

8.4 km / 최고 고도 1,557 m / 시작 고도 925m / 누적 고도 792 m
코스 기록 시간 4시간 03분 시작시간 06:56 / 종료시간 10:55
날씨 : 기온 미확인(엄청 추움) / 총 오른 층수 165 층

어느덧 벌써 3월이다. 이제 봄을 맞는 달이 돌아왔구나~

 

이번 겨울의 마지막 설산 등산 여행이 될 코스는 태백산이었다.

금요일 업무를 마치기가 무섭게 와이프와 태백산 근처 숙소로 이동.

 

집에서 멀기도 어지간히 멀다.

숙소에 도착하니 11시가 넘는다.

 

내일은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등산을 하는 동안 우리 부부의 희망은 매번 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는 것과 운해를 실물로 눈에 담는 것이다.

다만, 한 번도 그 목표 달성이 가능한 시각에 기상하지 못한다는 것~

 

정상에서 일출을 보려면 올라가고자 하는 산에 따라 최소 2~3시 이전에는 기상해야 한다.

 

다음날도 5시에 기상하여 숙소에서 육개장 사발면으로 배를 채우고 출발.

태백산 유일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6시 30분이다.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입산을 시작하니 6시 50분.

강원도라 그런지 기온이 여전히 냉하다.

 

우리나라에 교회도 많지만 절도 엄청 많다는 것도 등산하면서 알게 된 부분이다.

높든 낮든 모든 산에는 절이 1~2개 이상 존재한다.

3월이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강원도의 산들은 설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입산과 거의 동시에 아이젠을 착용해야 했다.

높게 솟은 침엽수림 가운데를 통과하는 중에 바라보며, 녹음이 한창일 때 와도 멋지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중턱 즈음에 오르니 상고대가 핀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 근처에서의 상고대가 만발했기를 기대하며~

올라갈수록 세상이 점점 하얀색으로 뒤덮이고 있다.

상고대 핀 나무에서 떨어지는 눈꽃들이 날리는 줄 알았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천운이다. 

우리 부부가 올 겨울 마지막 설산 등산이라는 것을 어찌 알았을까?

 

장갑을 벗자마자 손이 얼어버리는 기온이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

계방산 이후 제대로 눈 꽃 핀 설산 여정이다.

겨울 왕국에 온 기분이다.

눈마저 내리니 취한 기분이 든다.

아이들처럼 마냥 즐겁기만 하다.

귀 때기가 떨어져 나갈 듯 춥지만 산에서의 눈은 추위를 모르고 눈썰매를 즐기는 어릴 적의 심정과 비슷하다.

 

진정한 눈꽃 사진을 담아본다.

다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오래지 않아 고사목 군락지가 나온다.

역시 우리 부부는 초지일관 경치 사진보다는 인물 사진을 중심으로 사진을 남긴다. ㅎㅎ

눈 꽃이 주렁주렁~

무언가 오묘한 느낌의 고사목이다.

눈 꽃핀 고사목과 한 몸이 된 여인

눈 덮인 설산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정상인가 보다 했다.

눈발 때문에 더욱 신성해 보이는 제단~

태백산 정상에서의 눈과 바람 때문에 하마터면 찾지 못할 뻔했던 태백산 최고봉 장군봉

정상에서 만난 어느 남자 등산객이 폰 배터리가 나갔다면서 나의 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본인 연락처 문자로 사진을 대신 전송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 남성이 우리 사진을 찍어 주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하산 후에 식당에서 그분에게 내 폰으로 찍은 그의 사진을 문자로 전송해 드렸다.

겨울산에 오를 때는 휴대용 충전 배터리는 필수다.

태백산 정상석~

천제단에 올라~ 올해 좋은 소식만 가득한 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강추위에 내 머리카락에도 상고대가 피어~

멋진 겨울 설산 태백산!!

컨디션이 좋았는지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좋은 추억만 가득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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